부가통신사업자 실태조사 가능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비판
"정보가 생명인 스타트업에 큰 부담"
"포털, 검색, 전자상거래, 결제 등 온라인상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정부가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스타트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규제 개혁을 부르짖는 스타트업계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규제개혁 토론회'에서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전문가들은 "개정안은 스타트업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규제"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정부는 기득권을 지키는 규제를 만들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구글, 네이버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사업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12월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정보가 곧 경쟁력인 스타트업한테 실태조사를 명목으로 정보를 내놓으라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장기업인 아마존도 전자책 리더기 '킨들',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구글은 인수한 지 12년이 지난 유튜브 실적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비상장기업인 스타트업들의 영업 기밀들이 새어나갈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임 센터장은 과도한 규제로 한국 스타트업의 국제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해외 스타트업들은 UX(사용자경험)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만 한국 스타트업은 규제에 맞춰 설계한다"며 "한국만을 위한 서비스와 제품을 따로 만들면서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만 과감하게 제거해도 유니콘이 10개는 더 나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실태조사는 경쟁상황평가의 대안으로 운용될 수 있다"며 "경쟁상황평가는 원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함인데 이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통신 사업에만 적용하는 매우 예외적인 사전규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가통신서비스는 낮은 진입장벽, 공공서비스가 아니라는 차이가 있어 같은 형태의 규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역외적용 규정이 있지만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에 대해 실제로 집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진수 과기부 인터넷제도혁신과장은 "본격적으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스타트업이 조사 대상에 들어갈 확률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1만6000개가 넘는 부가통신사업자를 일일히 실태조사할 엄두도 안난다"면서 "법이 간단하게 돼 있기에 현장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며 시행령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 이상용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상 한경 기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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